“묵직한 바디감에 단맛과 은은한 쓴맛의 여운.” “탄산감과 감미로운 과일 향의 어울림.” 와인이 아니라 막걸리 이야기다. 지난 8월 26일, 술을 기반으로 하는 복합 문화 공간 플래그테일에서 제1회 ‘막걸리컨슈머리포트’가 열렸다. 맛의 고급화 시대를 만들어가고 있는, 숨어 있는 막걸리를 발굴해 널리 알리자는 취지다.시음 평가는 막걸리의 해외 성공 가능성을 따져보기 위해 글로벌 평가 기준에 준하는 국제와인평가를 기준으로 삼았다. 넓은 의미로 보면 막걸리 역시 와인에 속한다. 막걸리컨슈머리포트를 기획한 와인소풍 이철형 대표는 “맛으로만 따지면, 와인과 막걸리는 큰 차이가 있다고 느끼지만, 넓은 의미에서 보면 곡류와 과일을 발효한 알코올음료가 모두 와인에 속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포도 이외의 재료를 넣었을 때는 와인 이름 앞에 원재료명을 붙여준다. 즉, 막걸리는 ‘코리안 트래디셔널 라이스 와인(Korean Traditional Rice Wine)’이다. 평가단은 전문가 12명과 소비자 52명으로 구성됐다. 전문가는 막걸리 큐레이터 7명과 와인 전문가 5명이다. 소비자 52명 중에 유효 데이터를 남긴 건 49명인데, 남성 19명과 여성 30명, 내국인 45명과 외
서울 신당동 지하철 약수역 8번 출구 앞. 별다른 관광지 하나 없는 구도심 골목길 한편으로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 관광객이 끊임없이 드나든다. 그들을 따라가다 보면 빈티지한 느낌을 물씬 풍기는 3층짜리 건물 하나를 맞닥뜨리게 된다. 저마다 새하얀 막걸리를 채운 유리잔을 손에 쥔 이들이 연신 ‘엑설런트’를 외친다. 전통주 애호가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 막걸리’로 유명한 개방형 양조장 ‘춘풍양조장’이다. 막걸리가 ‘특이점’을 맞이했다. 전통적인 막걸리 발효·양조에 AI 기술을 도입한 춘풍양조장이 주인공이다. 업계 유명한 전통주 덕후인 김원호 대표, 그리고 전북 장수군에서 3대째 술을 빚어온 배중술 번암주조 대표가 10년 넘는 논의 끝에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번암주조는 105년째 막걸리를 만들어오고 있는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다. “막걸리는 발효 과학의 정수라고 부를 만한, 전 세계 어디에 갖다놔도 뒤지지 않는 뛰어난 술입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싸구려 아재술’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죠. 세계에서 먹히는, K푸드 열풍의 또 다른 축이 될 만한 프리미엄 막걸리를 만들어보자는 사명감을 갖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두 대표는 막걸리 세계화를 위해
제1회 막걸리 컨슈머 리포트 보고서가 지난 16일 발간되었다. 이 리포트에는 일반인들은 접할 수 없는 평가 결과가 망라되어 있다. 지난 8월26일 개최된 이 행사에는 현재 우리나라 전체 2,000여 개의 양조장 가운데 8개 양조장이 생산한 18개 막걸리가 참가했다. 아스파탐 등의 첨가물을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프리미엄 막걸리를 중심으로 아스파탐이 소수 들어간 막걸리, 막걸리 성분에 다른 과일 성분을 포함한 블렌딩 제품, 탁주를 대상으로 평가했다. 평가 기준은 와인과 동일하게 설정했다. 출품 막걸리의 가격대는 7,000원에서 55,000원까지 고루 분포했다. 평가는 드라이, 세미스위트, 스위트 등 맛 스타일에 따라 코너별로 분리하여 진행했다. 스파클링 막걸리도 최대한 평가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평가 결과 출품 막걸리가 모두 입상하였는데 (주)코스모엠(춘풍양조장)의 ‘춘풍미주’가 92점을 받아 통합순위 1위에 올랐다. 출품 막걸리 중 가장 고가인 55,000원인 이 막걸리에 대해 어떤 일반인 심사자는 한줄 평가에서 100점을 매겼을 정도다. 와인전문가인 세종사이버대 엄경자 교수는 “바닐라와 감귤향이 나면서 깔끔한 산도와 당도가 균형을 이루고 오미자처럼 5가지